<앙상블 화담 제3회 정기연주회 프리뷰 인터뷰>
1. 앙상블 화담이 창단된 지 어느덧 2년이 되었습니다. 지난 2년을 돌아보며 감회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 (바순 고경훈) 앙상블 화담은 제가 한국으로 돌아와 활동하는 앙상블 중에는 가장 큰 규모의 단체입니다. 다른 형태의 앙상블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과 색채를 보여주는 팀이다보니, 다양한 아이디어가 만들어졌고, 여러번의 연주를 통해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교향곡을 실내악으로 재창조해서 연주하다 보니, 기존에 맡고 있는 부분외에 여러 악기의 역할을 하거나, 개개인의 연주자들이 지휘자를 대신하여 서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표현하게 되었고, 훨씬 더 적극적인 음악적 표현을 통해 개인적으로도 기량이 발전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능동적으로 서로의 호흡을 주고 받는 음악적 담소를 통해 관점이 넓어지고 다양한 음악적 해석을 통해 건강한 양분을 얻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연령대도 비슷한 연주자들이 모이다보니, 정서적으로도 비슷한 감정이 쉽사리 공유되어 예술 안에서 나누는 담소가 저를 행복하고 즐겁게 만듭니다. 덕분에 좋든 에너지를 얻고 음악 활동을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 (클라 손호용) 개인적으로 실내악 음악에 깊은 관심과 애정이 있어 여러 편성의 실내악들을 경험해봤지만, 한국에서의 처음 실내악 팀을 9인조 전문 앙상블 단체로 연주활동을 이렇게 본격적으로 하게 될 줄 몰랐습니다. 단원들의 나이 형성이 비슷하며, 다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고민들을 하고 있는 사람들끼리 이렇게 모이다 보니 더 잘 화합하고 음악적으로 풀어나가는 방법을 서로 리시브하며 지난 2년을 달려온 것 같습니다.
2. 오케스트라곡들을 앙상블로 풀어내는 것에 대해 어려움이나 이견 같은 것들이 있었을까요?
– (바순 고경훈) 기존에 가지고 있는 경험으로 익숙한 음량과 음질의 기억에서 탈출하는 것이 첫번째 숙제였습니다. 지휘자가 전달하는 호흡을 시작으로 템포, 악상, 음악적 표현들이 정리되는 것과는 달리, 앙상블 화담 전체가 지휘자가 되어 다시 화담의 것으로 정리하여 풀어내는 과정이 늘 숙제이지만, 그 과정이 즐겁고 흥미롭습니다. 때로는 쉽게 해결되는 부분이 길어지거나 해결이 더디 되는 것도 있지만, 서로를 존중하며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자연스레 화담으로 귀결되는 과정이 감사하고 즐겁습니다.
– (클라 손호용) 저희 단체의 모토가 오케스트라의 풍성한 사운드를 낼 수 있는 최소한의 편성입니다. 현악기 4중주(일반적인 현악4중주의 편성과 다른 악기마다 1대씩 있음)와 목관 5중주의 결합이어서 금관악기와 타악기가 부재하긴 하지만 충분히 다른 파트들을 이중삼중으로 각 연주자들에게 배분되어 사운드를 채워나가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어려움보다는 각 악기들마다 본인의 파트가 아닌 노트와 음정들을 같이 연주하다보니 서로를 더 이해하고 공감해줄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곤 합니다. 이견같은 경우는 사운드 밸런싱을 할 때에 가끔 있기는 하지만 다같이 스코어 리딩에 정통하여 합주에 임하기 때문에 서로의 의견을 잘 수용하고 단체의 이름처럼 화담하며 풀어나가는 단체라 더욱 뜻깊은 것 같습니다.
3. 이번 3번째 정기연주회에 연주되는 하이든 6번 교향곡과 말러 4번 교향곡에 대한 말씀과 기대되는 점을 나눠주신다면?
– (바순 고경훈) 각기 다른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의 전혀 다른 음악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러나 교향곡의 아버지인 하이든은 현악 4중주라는 위대한 작품을 많이 남겼고, 말러는 여러 가곡을 통한 그의 순수함을 생각해보면, 작은 규모의 앙상블로 그들의 음악적 사상과 감정의 순수한 표현이 가능하리라 기대해봅니다. 새벽녘의 풍경을 생생하게 묘사한 그의 음악과 어린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천국의 평화롭고 풍요로운 모습을 떠올려보며, 듣는 이로 하여금 생글생글하며 평온한 위로와 천상의 신비로운 감동이 전달되기를 희망합니다.
– (클라 손호용) 고전주의 대표주자격이며 교향곡을 정립한 하이든과 교향곡의 한계를 폭발적으로 확장시킨 말러의 비교를 한껏 누릴 수 있는 연주회로 기대감이 매우 있습니다. 하이든의 교향곡은 초기 표제음악 중의 가장 첫 작품이며, 궁정 오케스트라를 맡고 나서 선보이는 첫 작품인만큼 하이든의 음악적 욕심과 정수가 보란듯이 펼쳐지는 음악입니다. 말러의 교향곡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말러 교향곡의 스케일에 비해 꽤 실내악적인 교향곡이며, 앙상블 화담의 색채를 뚜렷히 보여줄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말러는 말러이기 때문에 기존멤버 9명과 함께 무려 7명의 연주자가 추가되어 풍성한 말러의 사운드를 재현하게 될 것입니다.
4. 나에게 있어서 말러와 하이든이란?
– (바순 고경훈) 말러는 비싸고 좋은 음식이 즐비한 호텔 뷔페같고 하이든은 정갈하게 정해진 순서로 나오는 오마카세같다고 할까요.
– (클라 손호용) 사실 클라리넷 연주자로서 하이든을 생각하자면 아무 생각이 없긴 합니다. 왜냐하면 그 당시에는 클라리넷이라는 악기가 대중적이지 않았으며, 하이든이 작곡한 104곡의 교향곡중 후기작품 5곡에만 편성이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그에 반해 말러는 클라리넷으로 정말 다양한 표현을 하게끔 곡에 투영시켰고 클라리넷을 마치 장난감처럼 갖고 놀았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적으로 나에게 하이든은 ‘교과서’, 말러는 ‘인문철학도서’ 정도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5. 만약 내가 지휘자라면 이 앙상블 안에서 어떤 음악을 만들고 싶은지?
– (바순 고경훈) 한 사람 한 사람이 솔리스트로서 각각의 역량을 최대로 끌어내어, 서로 어우러지되, 음악 안에서 나누는 흥미로운 담소가 잘 표현되도록 이끌어 내고 싶습니다. 각자가 연주하는 음 하나 하나가 전체로 이어지고, 한 사람의 연주가 될 수 있도록 서로의 역량을 연결하여, 앙상블이 만들어내는 음악적 화담이 관객에게 잘 전달되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 (클라 손호용) 이 단체를 지휘하기가 쉽지 않을텐데… 라는 생각이 앞서긴 하지만 ㅎㅎㅎ 만약 지휘를 한다면 각 연주자들을 좀 더 솔리스틱한 편곡을 담아 연주자 한명 한명을 조명할 수 있게끔 하는 곡들을 해보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