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칼럼] 예술의전당 청년 오케스트라 50억 투입… ‘8개월 단기 디딤돌’을 넘어선 사다리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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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칼럼] 예술의전당 청년 오케스트라 50억 투입… ‘8개월 단기 디딤돌’을 넘어선 사다리 되어야

서울 예술의전당이 내년 봄 60명 규모의 ‘전당 전속 시즌제 청년 오케스트라’를 출범시킨다는 소식은 극심한 고용 절벽에 직면한 클래식 음악계에 단비 같은 정책적 시도다. 총사업비 50억 원을 투입해 전국 공개 오디션을 거친 20~30대 청년 연주자들에게 월 250만 원 수준의 기본 보수를 지급하고, 콘서트홀 기획공연과 야외 오페라 등 실전 무대 경험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한국 클래식계에서 청년 음악인의 처우는 가혹할 정도로 시장 논리에 방치되어 있었다. 해마다 수천 명의 기악 전공자가 음대를 졸업하지만, 정규 교향악단 신규 단원 티오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다수 신진 연주자들은 건당 수만 원의 객원 연주료에 의존하거나 레슨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무대의 벼랑 끝으로 내몰려 왔다. 이러한 현실에서 공공 복합문화시설이 직접 재원을 투입해 60명의 청년에게 8개월간 안정적 급여와 정기 훈련을 보장한다는 것은 분명한 정책적 진일보이자 책임 있는 응답이다.

‘8개월 반짝 일자리’의 함정… 단절 막을 사후 로드맵의 부재

그러나 최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제기된 우려 역시 간과할 수 없다. 계획안에 따르면 단원들은 내년 4월 최종 선발되어 12월 연말 해단식을 끝으로 활동을 마친다. 불과 8개월간의 전속 활동 이후 단원들이 다시 각자도생의 시장으로 흩어져야 한다면, 이 사업은 청년들의 장기적 자립을 견인하기보다 ‘단기 공공 일자리 통계 채우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8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단원 간의 긴밀한 합주 앙상블을 완성하고, 전당이 요구하는 전막 오페라나 대편성 관현악의 예술적 완성도를 담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음악적 회의론도 상존한다. 시즌이 끝날 때마다 악단이 해체되고 새로운 단원을 뽑는 소모적 악순환이 반복된다면, 전당 고유의 연주 브랜드 구축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민간 체임버 연계와 기획 역량 교육 등 출구 전략 병행돼야

청년 오케스트라가 단순한 ‘수혜성 복지’를 넘어 한국 클래식 생태계를 살리는 진정한 인큐베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정교한 ‘출구 전략’이 가동되어야 한다.

첫째, 8개월의 합주 훈련 과정에 연주 기량뿐만 아니라 공연 기획, 저작권, 홍보 마케팅 등 예술 창업 교육을 필수 커리큘럼으로 결합해야 한다. 단원들이 전당을 떠난 후에도 독립된 실내악단이나 프로젝트 앙상블을 자생적으로 꾸려갈 수 있는 비즈니스 역량을 길러주어야 한다.

둘째, 지역 문화재단 및 민간 전문 예술단체와의 연계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전당에서 검증된 우수 수료 단원들이 전국 지역 문예회관의 상주 음악가나 지역 교향악단의 객원 수석으로 우선 매칭될 수 있도록 제도적 네트워크를 다져야 한다.

50억 원이라는 국민의 세금은 단순한 8개월치 급여 지급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청년 음악인들이 불안정한 ‘알바 연주자’의 굴레를 벗고 한국 클래식의 든든한 주역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예술의전당의 실험이 지속 가능한 예술 사다리의 첫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한다.

사업 및 정책 정보

  • 정책 사안: 서울 예술의전당 전속 청년 오케스트라 창단 및 시즌제 운영 계획
  • 추진 배경: 클래식 분야 청년 연주자의 무대 기회 제공 및 공공 일자리 창출 지원
  • 사업 규모: 총사업비 50억 원 / 전국 공모 선발 청년 단원 60명
  • 활동 조건: 월 기본 보수 약 250만 원 지급 / 2027년 4월 ~ 12월 (8개월간 전속 활동)
  • 주요 활동: 예술의전당 기획 연주회, 야외 오페라·발레 페스티벌 반주, 사회공헌 찾아가는 음악회
  • 주요 쟁점: 8개월 단기 계약 후 진로 단절 극복을 위한 자생적 창업 교육 및 지역 문예회관 후속 연계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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