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80여 바이어 집결한 서울아트마켓의 명암… 30분 쇼케이스 벗어나 장기 투어 사다리 놓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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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80여 바이어 집결한 서울아트마켓의 명암… 30분 쇼케이스 벗어나 장기 투어 사다리 놓아야

지난 10월 13일부터 16일까지 서울 국립극장과 대학로 일대에서 펼쳐진 ‘2026 서울아트마켓(PAMS, 팸스)’은 한국 공연예술이 세계 무대와 만나는 가장 뜨거운 접점이었다. 네덜란드 홀란드 페스티벌, 대만 국립 가오슝 예술센터, 브라질 세스크 상파울루 등 글로벌 공연계의 유력 프로그래머 80여 명이 서울을 찾았고, 63개 부스와 9편의 팸스초이스 쇼케이스는 연일 바이어들로 붐볐다.

K-팝과 K-드라마, 노벨문학상 수상이 견인한 한국 문화 전반의 국제적 신뢰도는 기초공연예술계에도 분명한 기회의 창을 열어주고 있다. 국악관현악의 현대적 변용부터 파격적인 컨템퍼러리 댄스, 감각적인 현대연극에 이르기까지 한국 창작자들의 독창적인 무대 언어는 해외 바이어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30분 쇼케이스’의 환희 뒤에 숨은 민간 극단의 냉혹한 현실

그러나 화려한 마켓의 축포 뒤편에 자리한 민간 예술단체들의 현실은 여전히 위태롭다. 마켓 기간 동안 무대에 오르는 30분 쇼케이스를 위해 수개월간 수천만 원의 사비를 털어 피칭을 준비하지만, 이것이 실질적인 해외 초청 계약과 투어 개런티로 이어지는 비율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가장 큰 구조적 걸림돌은 해외 극장의 초청 러브콜을 받더라도 정작 항공료와 대규모 화물 운송비를 감당하지 못해 투어를 포기해야 하는 ‘유통 자금의 절벽’이다. 해외 유수 페스티벌이라 할지라도 항공료와 현지 체재비 전액을 부담하는 경우는 드물다. 결국 공공 지원금 공모에 다시 기대야 하지만, 경직된 예산 편성 탓에 시의성 있는 해외 투어 일정을 맞추지 못하고 계약이 무산되는 비극이 매년 되풀이된다.

단순 ‘완성작 세일즈’ 탈피… 공동 제작 파트너십으로 전환해야

서울아트마켓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 최고 권위의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완성된 작품을 파는 장터’라는 낡은 프레임을 깨뜨려야 한다. 세계 유수의 공연 마켓들은 이미 초기 기획 단계에서부터 해외 극장과 펀딩 파트너를 연결하는 ‘코프로덕션(공동 제작) 인큐베이터’로 진화하고 있다.

한국의 공공 지원 역시 쇼케이스 지원에 그칠 것이 아니라, 해외 파트너와 리서치 단계부터 협력하는 국제 공동제작 펀드를 대폭 확충해야 한다. 해외 극장의 지분 투자와 현지 창작진의 결합이 이루어질 때, 우리 작품은 일회성 순회공연의 피로감을 벗고 현지 극장 시즌 레퍼토리로 당당히 안착할 수 있다.

문화외교의 들러리가 아닌, 자생적 예술 생태계의 교두보로

공연예술의 해외 진출은 국가 브랜드를 과시하기 위한 일회성 문화사절단 사업이 아니다. 그것은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인간 존재의 보편적 고뇌를 나누는 치열한 예술적 대화이자, 척박한 국내 순수예술 시장의 외연을 넓히는 생존의 사다리다.

팸스 2026이 남긴 뜨거운 열기가 서류철 속 수치로 휘발되지 않으려면, 정부와 지원기관은 쇼케이스 이후의 ‘사후 유통 사다리’를 촘촘히 설계해야 한다. 세계의 눈과 귀가 한국을 향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K-공연예술이 글로벌 스탠더드로 도약할 체질 개선의 골든타임이다.

사업 및 정책 정보

  • 관련 행사: 2026 서울아트마켓 (PAMS 2026, 10.13~10.16)
  • 주요 실적: 해외 80여 명 공연 전문가 참가, 팸스초이스 9편 쇼케이스, 63개 기관 부스 운영
  • 핵심 정책 의제:
    • 단년도 30분 쇼케이스 중심 유통에서 벗어나 다년도 해외 순회 투어비 지원 강화
    • 완성작 세일즈를 넘어 초기 창작 단계 해외 극장과의 국제 공동제작(Co-production) 펀드 신설
    • 민간 독립 공연단체의 국제 계약 체결 및 저작권·법률 컨설팅 상설화
  • 소관 기관: 문화체육관광부, (재)예술경영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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